어라하
어라하(於羅瑕)는 백제의 왕(폐하)을 달리 이르는 호칭이다.
『주서(周書)』 이역전(異域傳) 백제조에 의하면 “왕의 성은 부여씨(夫餘氏)이고 이름은 ‘어라하’라 하는데 백성은 ‘건길지(鞬吉支)’라고 부른다. 이것은 한자어로 왕과 같다. 처는 ‘어륙(於陸)’이라 하는데 한자로 비(妃)가 된다.”고 하였다.
이 구절은 부여계 언어와 한계(韓系) 토착언어와의 차이를 단적으로 말하여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어느 시기나 지배층의 용어와 일반민의 용어에는 큰 차이가 있었던 만큼, 이 구절을 부여계 언어와 백제 토착언어와의 언어차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어라하’의 ‘어라’는 ‘대(大)’를 뜻하는 ‘엄니’·‘욱리’·‘아리’와 관련이 있으며, ‘하’는 부여어족·고구려어에서 왕을 가리키는 ‘가(加)’와 관계 있다고 생각되며 애초 대왕의 의미에서 기원하였다고 볼 수 있다.
참고 문헌
편집『주서(周書)』 『한국어(韓國語)의 계통(系統)』(김방한, 민음사, 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