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
하이에나(Hyena, Hyænɑ)는 식육목 고양이아목에 속하나 흔히 '고양이의 천적'이라고 불리는 하이에나과 동물의 총칭이다. 포유강 이하 분류군 중에서 가장 다양성이 적으며 고양이아목 내에서는 네번째로 적다.[1] 하이에나는 다양성 자체는 적지만, 아프리카의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2]
하이에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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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하이에나 (Crocuta crocuta) | ||
생물 분류ℹ️ | ||
계: | 동물계 | |
문: | 척삭동물문 | |
강: | 포유강 | |
목: | 식육목 | |
과: | 하이에나과 (Hyaenidae) Gray, 1821 | |
아과 및 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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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는 분류계통학상 고양이와 사향고양이에 더욱 가깝지만 행동학상, 그리고 형태학상으로는 수렴진화 때문에 일부 요소에서 개과 동물들과 닮은 점이 있다. 하이에나는 (늑대 등을 제외한) 개과 동물과 같이 발톱보다는 이빨로 먹이를 잡아채는 주금성 사냥꾼이며 숲 속에서 살지 않는다. 또한 둘 다 먹이를 빠르게 집어삼키거나 저장하며, 커다랗고 무디며 집어넣을 수 없는 발톱을 가진 굳은살 투성이 발은 질주나 재빠른 선회를 하는 데에 적응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하이에나의 털 고르기(grooming)와 냄새 표시(scent marking), 몸 단장 습성, 교미와 양육행동은 다른 고양이아목 동물의 그것과 상동이다.[3]
하이에나는 그 주위에서 살아가는 부족들의 설화와 신화 속에서 항상 등장해왔다. 그리고 보통 공포와 혐오의 대상으로 대중들에게 비춰졌다. 어떤 부족은 하이에나는 사람들의 영혼에 영향을 미치거나 무덤을 파헤치고 가축과 아이들을 물어채간다고 여겼다.[4] 다른 부족들은 전통 의약에서 약재로 사용할 목적으로 마녀가 부리는 동물로 인식했다.[5]
진화와 기원
편집하이에나는 2,200만 년 전 마이오세 유라시아의 어느 정글에 첫 발을 내딛었다. 아직 초기 고양이아목 동물들 대부분이 수목림에서 주로 살던 때였다. 처음으로 나타난 하이에나의 조상은 현대의 아프리카사향고양이와 닮은 꼴을 하고 있었다. 플리오비베롭스(Plioviverrops)라 이름 붙은 이 하이에나는 초기 하이에나 종들 중 하나였고 유연한 몸매를 지녔다. 화석에서 나오는 치열과 중이 구조물은 이 동물이 하이에나임을 알려주는 식별표가 되었다. 플리오비베롭스의 혈통은 번성했으며, 그 덕분에 북아메리카에 살던 개과 동물들이 받았던 것과 비슷한 방향으로 긴 다리와 좀 더 각진 턱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게 되었다.[6] 하이에나는 그렇게 두 가지의 구분되는 유형으로 분화했다.(개를 닮은 소형 하이에나 종류와 뼈를 부숴먹을 수 있는 대형 하이에나 종류) 소형 하이에나는 1500만 년 전에 크게 번성했다.(한 개의 분류군이 북미에서 크게 번성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개과 동물의 유라시아 도입으로 인해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 혈통은 벌레를 잡아먹던 땅늑대(aardwolf)만이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갈색하이에나와 점박이하이에나가 속한 대형 하이에나 종들은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의 명실상부한 최상위 청소동물로 군림했다.[6]
소형 하이에나의 흥망성쇠
편집대부분의 현생 하이에나와는 달리 이들은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이었고 늑대를 닮았다. 이크티테리움 비베리움(Ictitherium viverium)이라는 소형 하이에나의 경우, 자칼과 비슷한 생김새였다. 마이오세의 지층에서 출토된 이티키테리움을 포함한 소형 하이에나의 화석 갯수들을 보면, 이들이 당시에 공존하던 다른 모든 육식동물들의 수를 훨씬 뛰어넘었음을 알 수가 있다. 소형 하이에나는 5~7백만 년 전부터 쇠퇴해갔는데 이는 기후 변화가 한창이던 시절이었으며, 이로 인해 베링 육교가 생겨 북미와 유라시아를 이어주었고 그로써 개과 동물들이 유라시아로 건너오는 결과를 낳았다. 이 사건은 기후 변화로 몰락해가던 소형 하이에나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차스마포르테테스 오시프라구스(Chasmaporthetes ossifragus)라는 하이에나의 경우, 육교를 통해 북미로 겨우 탈출한 유일한 하이에나가 되었다. 또한, 개과 동물들이 독점해버린 생태적 지위(오래 달리기, 뼈 분쇄력)에서 빠져나와 치타와 같은 단거리 질주 능력을 발달시키는 쪽으로 발전해 북미에서 여러 번 살아남게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형 하이에나들은 150만 년 전에 전부 멸종해버렸다.[6]
대형 하이에나
편집1000~1400만 년 전 즈음 하이에나의 분류군이 소형 하이에나와 대형 하이에나로 쪼개졌다. 대형 하이에나의 등장은 비슷하게 진화한 페르크로쿠타(Percrocutidae)의 쇠퇴로 이어졌다. 이들은 기후 변화 속에서도 살아남았으며, 소형 하이에나들을 완전히 도태시킨 개과 동물들의 도래에도 굳건히 버켜냈다. 하지만 북미로는 전혀 넘어간 적이 없는데, 그 곳에는 이미 비슷한 생태 지위를 차지한 보로파구스아과(Borophaginae)에 속한 개 종류가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5백만 년 전 즈음에는 대형 하이에나가 유라시아 대륙의 우점 청소동물이 되는데, 이들은 검치호가 흘린 대형 초식동물의 시체를 최우선으로 먹고 살았다. 파키크로쿠타속(Pachycrocuta)의 경우, 코끼리 뼈를 가룻덩어리로 만들어낼 수 있는 200 kg짜리 메가 청소동물이었다.[6] 플라이스토세 중기 초반에 들어서면서 파키크로쿠타는 좀 더 작은 점박이하이에나속과 하이에나속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는데, 이는 아마도 플라이스토세 중기의 변화와 연관된 전반의 동물군 변화에 해당되는 것일지도 모른다.[7]
해부적 특성
편집하이에나는 비교적 짧은 몸통을 가지고 있으나 대게 덩치가 크고 늑대를 닮았다. 하지만 몸통 하부는 체고가 낮고 몸통 상부는 높은 위치에 있으며 등과 허리는 엉덩이 쪽으로 아래를 향해 경사진 두드러운 모습을 보인다. 앞다리는 긴 반면, 뒷다리는 매우 짧다. 목도 두껍고 짧은 편이다. 두개골은 외형상 대형 개과 동물의 두개골과 닮은 꼴이다. 하지만 좀 더 크고 무거우면서도 얼굴부의 경우 주둥이가 좀 더 짧다. 하이에나는 앞발과 뒷발에 크게 도드라진 발바닥이 있고 각각 네 발가락씩 있는 지행동물이다.[8] 개처럼 짦고 굽어있는 발가락 안으로 숨길 수 없는 발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9] 털가죽에는 덜 발달하거나 미발달한 잔털이 드문드문 나 있고 거칠게 나 있으며. 대부분의 종은 머리에서 어깨까지 풍부히 자라난 갈기털이 길게 늘어져 있다.[8] 대부분의 하이에나들은 점박이하이에나만 빼면 줄무늬 털가죽 특징을 사향고양이와 가까웠던 조상과 공유한다.[6] 귀는 크고 기부 능선이 단순하며 점액낭은 없다.[9] 목등뼈(頸椎)와 척추(脊椎)는 유연성에 한계가 있다. 수컷 하이에나는 음경골(陰莖骨)이 없다.[10] 개과 동물보다 갈비뼈가 한 쌍 더 있으며, 혀는 고양이과 동물과 몽구스과 동물들처럼 거칠다.[11] 대부분의 종은 수컷이 암컷보다 크다.[12] 점박이하이에나의 경우 그 반대인데, 그 이유는 암컷이 체중이 더 많이 나가며 수컷을 지배하는 무리 체계를 지녔기 때문이다. 또, 점박이하이에나의 암컷은 외부 생식기가 수컷의 생식기와 비슷하게 생겼다.[13]
하이에나의 치아 구조는 개과 동물과 비슷하다. 하지만 뼈를 부수거나 거친 먹이를 섭취하는 데 전문성이 크다. 상악부 열육치는 매우 강하며 턱에 최대 압력을 가하는 지점으로 멀리 이동시킬 수 있다. 어금니는 미발달하였으며 나머지 치아는 넓은 기부와 절삭변을 가졌고 마찬가지로 강하다. 송곳니는 짧으나 두껍고 강건하다.[10] 하이에나의 치아는 후열육성 어금니로 뼈를 부수는 개과 동물들과는 달리 송곳니와 소구치로 뼈를 깨부순다는 점을 반영해본다면 그보다는 좀 더 강하다 볼 수 있겠다.[14] 줄무늬하이에나와 점박이하이에나 모두 가죽을 찢어버릴 일도 없이 목을 단 한 번 물은 것만으로도 얼룩말과 임팔라를 사냥하는 일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고 잘 알려져 있다.[15][16] 땅늑대의 예에서는, 어금니의 크기가 크게 줄어들어 있고 이따금씩 성체가 되어서도 자라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부분을 제외하면 이 세 종은 같은 치아 구조를 가졌다.[17]
하이에나는 회음취선이 결핍한 상태이나, 항문 개구부에 노출된, 커다란 살 주머니가 달려있다. 이 주머니를 향해 항문 위치한 커다란 항문샘이 열려 있다. 일부 피지샘이 항문 개구부와 그 위쪽 사이에 드러나 있다.[9] 이 분비샘은 흰색 크림질의 분비물을 생성하는데, 이 분비물을 하이에나가 풀 줄기에 붙인다. 이 분비물의 냄새는 싸구려 비누를 끓이거나 태울 때 나는 냄새와 비슷하다. 그리고 냄새가 워낙 강해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서 수 미터 떨어진 사람들도 이 향을 맡을 수가 있다.[18] 이 분비물은 주로 영역 표시용으로 쓰이나, 땅늑대와 줄무늬하이에나[19]의 경우 사자 등의 경쟁자가 나타날 때 경쟁자를 향해 이를 분사한다.
생태
편집사자보다 강한 치악력을 가지고 있어 분골하기에 알맞아 대부분 음식을 거의 남기지 않는 편이다. 점박이하이에나는 사자와 더불어 아프리카 먹이사슬의 정점에 위치한다. 숫사자를 포함한 무리의 먹이를 강탈하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암사자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먹이를 빼앗긴다. 청소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지구력과 협동을 통한 사냥에도 매우 능하다. 점박이하이에나는 암컷이 수컷보다 크며 무리의 우두머리다. 그 집단은 철저하게 서열이 나누어져 있고 새끼들도 가족을 따라 먹이를 사냥하면 높은 서열이 먼저 먹는다. 이런 습성으로 서열이 낮은 하이에나의 새끼들은 굶어 죽기도 한다.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 인도아대륙 등에 분포한다. 가끔은 고양이의 먹이를 빼앗아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하이에나는 고양이의 천적 중의 하나이다.
하위 분류
편집개과 동물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생리학으로는 몽구스과 동물과 가깝다. 하이에나과에는 현재 3속 4종의 동물이 포함된다.
계통 분류
편집다음은 식육목의 계통 분류이다.[20]
식육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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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하이에나과의 계통 분류이다.[21]
하이에나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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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편집각주
편집- ↑ Wilson, D.E.; Mittermeier, R.A., 편집. (2009). 《Handbook of the Mammals of the World, Volume 1: Carnivora》. Barcelona: Lynx Edicions. 50–658쪽. ISBN 978-84-96553-49-1.
- ↑ Mills & Hofer 1998, iv쪽
- ↑ Kruuk 1972, 274쪽
- ↑ Mills & Hofer 1998, 96쪽
- ↑ Vats, Rajeev; Thomas, Simion (2015년 5월 7일). “A study on use of animals as traditional medicine by Sukuma Tribe of Busega District in North-western Tanzania”. 《Journal of Ethnobiology and Ethnomedicine》 11: 38. doi:10.1186/s13002-015-0001-y. PMC 4472419. PMID 25947365.
- ↑ 가 나 다 라 마 Macdonald 1992, 119–144쪽
- ↑ Iannucci, Alessio; Mecozzi, Beniamino; Sardella, Raffaele; Iurino, Dawid Adam (2021년 11월 15일). “The extinction of the giant hyena Pachycrocuta brevirostris and a reappraisal of the Epivillafranchian and Galerian Hyaenidae in Europe: Faunal turnover during the Early–Middle Pleistocene Transition”. 《Quaternary Science Reviews》 272: 107240. doi:10.1016/j.quascirev.2021.107240. ISSN 0277-3791.
- ↑ 가 나 Heptner & Sludskii 1992, 3쪽
- ↑ 가 나 다 Pocock 1941, 62–63쪽
- ↑ 가 나 Heptner & Sludskii 1992, 4–5쪽
- ↑ Holl, William & Wood, Neville The Analyst: a quarterly journal of science, literature, natural history, and the fine arts, Volume 10, p. 59, Simpkin & Marshall, 1840
- ↑ Mills & Hofer 1998, 21쪽
- ↑ Kruuk 1972, 210–211쪽
- ↑ Therrien, François (2005). “Mandibular force profiles of extant carnivorans and implications for the feeding behavior of extinct predators”. 《Journal of Zoology》 267 (3): 249–270. doi:10.1017/S0952836905007430.
- ↑ Daniel Johnson (1827) Sketches of Indian Field Sports: With Observations on the Animals; Also an Account of Some of the Customs of the Inhabitants; with a Description of the Art of Catching Serpents, as Practiced by the Conjoors and Their Method of Curing Themselves when Bitten: with Remarks on Hydrophobia and Rabid Animals p. 45-46, R. Jennings, 1827
- ↑ Stevenson-Hamilton, James (1917) Animal life in Africa, Vol. 1, p.95, London : William Heinemann
- ↑ Richardson, Philip K.R.; Bearder, Simon (1984). Macdonald, D., 편집. 《The Encyclopedia of Mammals》. New York: Facts on File. 154–159쪽. ISBN 0-87196-871-1.
- ↑ Kruuk 1972, 222쪽
- ↑ Heptner & Sludskii 1992, 38쪽
- ↑ Eizirik, E.; Murphy, W.J.; Koepfli, K.P.; Johnson, W.E.; Dragoo, J.W.; O'Brien, S.J. (2010). “Pattern and timing of the diversification of the mammalian order Carnivora inferred from multiple nuclear gene sequences”. 《Molecular Phylogenetics and Evolution》 56: 49–63. doi:10.1016/j.ympev.2010.01.033. PMID 20138220.
- ↑ Klaus-Peter Koepfli, Susan M. Jenks, Eduardo Eizirik, Tannaz Zahirpour, Blaire Van Valkenburgh, Robert K. Wayne: Molecular systematics of the Hyaenidae: Relationships of a relictual lineage resolved by a molecular supermatrix. In: Molecular Phylogenetics and Evolution. 38, 2006, S. 603–620 und Anne D. Yoder, Melissa M. Burns, Sarah Zehr, Thomas Delefosse, Geraldine Veron, Steven M. Goodman, John J. Flynn: Single origin of Malagasy Carnivora from an African ancestor. (PDF; 388 kB)